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4월 말부터 이달 9일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엔화(100엔 기준)와 위안화 대비 원화가치는 각각 3.1%, 1.6% 뛰었다. 한국은행 외환시장팀 관계자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보다 개선된 결과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미국 달러화 가치도 약세로 돌아선 결과"라고 평가했다. 원화가치는 물론 같은 기간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도 12.4% 뛰었다. 주요국 지수 가운데 브라질 보베스파(20.2%) 독일 DAX(16.2%) 일본 니케이지수(14.3%) 등에 이어 높은 상승률이었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가치는 하락했다.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지난 9일 96.3으로 4월 말(99)보다 2.7%하락했다. 달러인덱스가 내려갈수록 미국 달러화 가치가 다른 6개국 통화와 비교해 약세를 보인다는 뜻이다. 달러조달금리도 그만큼 내려갔다. 만기 원·달러 스와프레이트는 이달 9일 -0.23%로 지난 4월 말 -0.78%와 비교해 0.55%포인트 상승했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는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릴 때 제공하는 금리다. 이 지수가 플러스(+)면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받을 때 이자를 받는다는 이야기고 마이너스(-)면 달러가 귀해 이자를 지급한다는 의미다. 아직 마이너스 상태가 유지되고 있지만 스와프레이트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달러 조달 여건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지난달 평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2bp(1bp=0.01%포인트)로 지난 3월 평균(35bp)와 비교해 3포인트 하락했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은 32억7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3월(110억4000만달러)과 4월(43억2000만달러)에 이어 감소세가 뚜렷하지만 유출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 채권시장에는 외국인 투자금이 지난달 21억달러 순유입됐다. 올해 1월부터 다섯 달 연속 순유입이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금리)가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외국인의 원화 채권 ‘차익거래’ 유인이 커진 결과다.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면 달러로 원화자산에 투자할 경우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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