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을 이유로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 2곳을 경찰에 고발하고 법인 설립 인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1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궁색하다 보니까 그것을 가져온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남북교류협력법으로 (대북 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것은 저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남북교류 협력법은 제재를 위한 법이 아니라 교류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법"이라며 "(대북 전단을) 어떤 기준으로 봐야 할 건지에 대한 문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홍 의원은 "(대북 전단 살포는) 법 이전에 이런 행위 자체가 우리 사회적 합의를 통해 중단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법안을 낸 것처럼 접경지역에서 안전 관련 조항을 신설해서 제한하는 게 낫다"며 "이걸 통일부 장관의 업무나 남북관계로 보지 말고 국내적 문제로, 해당 자치단체장이나 행안부 장관 또는 경찰청장이 승인 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의원은 "김여정 담화문이 있었기 때문에 (대북 전단 금지) 법안이 나왔다는 이야기는 과도하게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4년 10월에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근거로 전단 살포를 제지했다"고 짚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놓자 통일부는 불과 4시간여 만에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키기 위한 법률 정비 등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이 같은 행위가 남북합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2조1항에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북한은 남북 합의 이후에도 작년 13차례, 올해 5차례 미사일도발을 강행했다. 최근에는 GP 총격까지 가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GP 총격에 대해서는 별도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더 심각하게 남북합의를 위반해온 북한이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상현 의원(무소속)은 정부가 북측 항의에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굴욕적"이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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