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유킥보드 업체, 앞으론 등록제로 관리한다

입력 2020-06-11 17:33   수정 2020-10-08 18:56

정부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공유킥보드 대여 사업을 등록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킥보드 대여 업체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이들 업체의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형사처벌뿐 아니라 사업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가 갖게 될 전망이다.


1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은 이르면 이달 ‘개인형 이동수단(PM)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기 위한 부처 간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내년 제정을 목표로 논의 중인 이 법률은 PM 중에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전동킥보드의 안전 및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전동킥보드 대여업을 하기 위해선 일정한 요건을 갖춰 관할 관청에 신고·등록하거나 인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법에 담을 방침이다. 현행 전동킥보드 대여 사업은 문구점, 액세서리점 등 주로 완제품을 판매하는 상점에 적용되는 ‘자유업’으로 분류된다. 법인이면 누구나 영업할 수 있다. 정부 내에선 전동킥보드 대여업에 대해 자동차 렌트업에 준하는 ‘등록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관할 관청의 확인을 수반하는 등록제의 경우 인허가보다는 진입 규제가 강하지 않지만, 단순 서류 제출로 통과되는 신고제보다는 규제가 필요한 업종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전동킥보드 대여 사업자에게 의무보험을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도 부처간 논의 안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킥보드 이용자뿐 아니라 피해자에게도 보상이 적용될 수 있도록 대여 사업자가 대신 보험을 가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라임, 빔, 올룰로, 플라잉 등 20여 개 업체가 전동킥보드 대여업을 하며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당국에선 마땅히 관리할 수단이 없다. 보행도로에 마구잡이로 방치돼 있는 공유 전동킥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각 업체에 주차구역을 지정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업체들이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유 전동킥보드업계는 정부의 등록제 도입 추진에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고등록제가 향후 ‘총량제’로 나아가 혁신 산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전동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스타트업인 공유 전동킥보드 사업을 규제하기 시작하면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킥보드와 관련된 사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연구소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는 2016년 49건에서 지난해 890건으로 늘어났다. 전동킥보드의 자전거 통행을 허용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운전 가능 연령은 만 13세 이상으로, 이전보다 3세나 낮아졌고, 운전면허가 없어도 탈 수 있게 됐다.

하수정/김남영/정지은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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