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민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여행 중 “아이스 커피를 달라”고 하면 다들 갸우뚱했다. 에스프레소 잔과 얼음 몇 개가 든 물컵을 따로 내놓는 정도였다. 요즘은 다르다. 따뜻한 커피만 마시던 유럽 사람도 얼음을 잔뜩 넣은 커피를 내놓는다. 열정적인 한국인이 ‘아아’를 유럽에 전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스타벅스의 연중 판매량 1위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전체 판매 비중에서 아이스(63%)가 핫(36%)을 압도한다.
요즘 편의점 커피의 성장을 이끄는 것도 ‘아아’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캔과 페트병 등 바로 마시는 커피는 편의점에서 2016년 1조32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900억원으로 커졌다. 즉석 원두커피 기기로 내려먹는 편의점 커피 시장도 3000억원 규모. 절반 이상이 아이스로 팔린다.
편의점이 10~20대 커피 마니아들의 성지가 된 이유는 두 가지다. 커피 전문점이 문 닫은 심야 시간대에도 마실 수 있다는 점, 레시피만 잘 알면 내 마음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편의점 4개사에서 최상의 조합으로 ‘아아’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봤다. 500원짜리 얼음 컵은 필수다. 팩 포장된 액상 원두 커피 원액을 뜯어서 붓거나 원두커피 기기에서 에스프레소 샷을 뽑아 얼음 컵에 넣고 물을 부으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완성된다. 원액은 1000~1500원 수준이기 때문에 2000~2500원이면 ‘편의점 아아’를 즐길 수 있다.
GS25에서는 ‘바나나우유’나 ‘달고나우유’에 에스프레소 샷을 넣어 라테로 마시는 방법이 뜨고 있다. 얼음 컵에 바나나우유(또는 달고나우유)를 넣고 에스프레소 2샷을 추가한다. 잠을 더 확 깨고 싶은 사람을 위한 조합도 있다. ‘얼음컵+에스프레소+에너지드링크’다.
이마트24에서는 커피 담당자들 사이에 ‘카페 라 샤워’가 화제다. 우아한 이름 때문에 만들기도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조법은 의외로 쉽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얼음컵에 내린 후 사이다를 부으면 끝. 청량감을 갖춘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CU에서는 달고나를 작게 조각내 커피에 얹어 먹는 방식이 뜨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작아도 달고나’를 음료 위에 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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