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섭 피엔티 대표(사진)는 “2030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전고체전지 등 첨단 제품 개발에 도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3년 설립된 피엔티는 롤투롤 기술을 활용해 2차전지 생산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다. 관련 장비의 수출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수출실적이 5000만달러를 넘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3억3565만달러에 달한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공로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129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롤투롤 기술은 필름, 동박 등 얇은 소재를 회전롤에 감으면서 특정 물질을 도포해 새로운 기능을 갖게 하는 공법이다. 2차전지 음극, 분리막용 소재 생산에 쓰인다. 롤과 롤 사이에 알루미늄 또는 구리 포일에 소재(전극 활물질)를 도포한 뒤 말려주는 코팅 장비, 코팅된 물질을 롤과 롤 사이에 정확한 압력으로 두께를 얇게 해주는 롤프레스 장비 등이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이다. 시장점유율 1위(약 39.4%)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장비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이 회사는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2차전지업체는 물론 중국 BYD, 일본 AESC 등 글로벌 배터리업체에도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은 피엔티에 호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7년 330억달러 규모이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25% 성장해 2025년에는 16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피엔티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까지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공장을 추가로 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완성차업체들의 자동차 생산 물량이 확 줄면서 올해 장비 수주 실적이 예년보다 부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매출은 이전에 수주한 물량으로 유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테슬라로 대표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가 여전해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수주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김 대표는 보고 있다. 2차전지 소재용 장비 외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전자소재, 동박 등 제조장비 생산 비중도 높이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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