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딛고 석 달 만에 투어를 재개하는 미국프로골프(PGA)가 미국식 ‘덕분에 챌린지’ 운동을 시작했다.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11일 개막한 찰스슈와브 챌린지에서 출전 선수들의 캐디들이 입는 조끼(빕)에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이름을 새겼다.
PGA 투어는 이날 “찰스슈와브챌린지 후 2개 대회까지 의료진의 이름을 캐디 조끼에 선수 이름과 함께 적기로 했다”며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에 고마움을 표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선 개최지인 텍사스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료진의 이름이 들어간다.
예컨대 임성재(22)의 캐디 앨빈 최의 조끼에는 여느 대회처럼 임성재의 이름과 메드스타 모바일 헬스케어에서 8년간 일한 베티나 마틴이라는 의료진의 이름이 함께 새겨진다.
캐디 조끼는 홍보 효과가 큰 광고판이다. 조끼를 입은 캐디를 통해 스폰서 로고 등이 쉴 새 없이 전파를 타기 때문이다. 영국 스포츠마케팅 리서치사가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주요 대회를 분석한 결과 나흘간의 골프 중계에 캐디 조끼는 11시간53분 정도 노출됐다. 37시간45분인 티잉 그라운드 다음으로 많은 시간이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캐디 조끼에 이름이 들어가는 앨런 크라머는 PG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1분간 묵념하고,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는 행동은 큰 의미가 있다”며 “PGA 투어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PGA 투어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날 오전 8시46분에 경기 진행을 멈추고 선수들이 1분간 묵념하도록 했다. 지난달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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