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역 일대에 있는 군 부지 24만2000㎡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초 정부가 국유재산 개발 계획을 내놓은 뒤 1년 반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던 노른자위 땅의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2일 국방부 및 남양주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 중 기획재정부에 경춘선 퇴계원역 일대 군부지를 LH에 위탁해서 개발하겠다고 신청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해당 지역에 정보기술(IT) 기업을 위한 집적시설 및 공공주택(아파트 등)을 짓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해당 지역은 퇴계원역 동쪽에서 왕숙천 사이에 있는 땅으로, 북쪽과 남쪽 두 개의 대지로 나뉘어 있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나들목(IC)과 가까운 이 땅은 퇴계원 재정비촉진지구 안에 포함돼 있다.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와 구리시 갈매지구 등에 둘러싸여 있고 최근 경기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인 만큼 개발시 상품성은 충분하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월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 11곳 중 하나로 이 땅을 꼽았다. ‘IT 단지 및 주거단지 개발’이라는 큰 그림은 그때부터 마련되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는 채로 시간이 흘렀다.
국방부 관계자는 “땅을 개발해서 팔지, 개발할 사람에게 빈 땅인 채로 팔 것인지 등을 검토했는데 단순 매각보다는 개발 후 매각이 좋겠다고 판단해 LH 위탁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기획재정부 및 남양주시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LH에 위탁 개발하는 방식을 택하면 구체적인 개발 청사진은 LH에서 짜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LH에서 하반기쯤 자세한 사업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 중 하나는 롯데그룹이 소유한 부지가 함께 개발될지 여부다. 남북으로 분할돼 있는 국방부 부지 가운데 있는 땅(약 6만7000㎡)은 롯데상사 소유다. 롯데그룹은 2016년 경북 성주군의 롯데스카이힐골프장(성주골프장) 148만㎡를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내주고 제2군수지원사령부 예하 15보급대 등이 사용하던 이 땅을 대신 받았다. 수도권 동부에는 아울렛 등 대형 쇼핑몰이 부족해 롯데그룹이 이곳을 상업지역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한때 남양주시 내에서는 한때 국방부가 소유한 부지에 업무 및 주거단지를 만들게 되면, 가운데 롯데상사 소유 부지는 공원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그룹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고 사업성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해 공식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국방부 땅의 개발이 시작되면 국방부와 논의해 함께 개발할지, 아니면 별도로 개발하는 게 좋을지 판단할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개발하기에는 부지가 다소 작기 때문에 국방부 개발계획에 참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임락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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