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판적인 벽화로 유명한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Banksy)는 2018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슬픔에 잠긴 여성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2015년 11월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그려진 것으로 파리의 바타클랑 극장 비상구문에 그려졌다.
당시 파리와 교외 지역 6곳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저지른 총격·폭탄 테러로 130명이 숨졌다. 특히 미국 록밴드가 콘서트 중이었던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가장 많은 90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그런데 지난해 1월 25일 밤, 이 비상구 문이 통째로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여러 명의 일당이 공구를 이용해 문짝을 떼어간 것으로 보고 행방을 추적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 5개월여가 흐른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주 라퀼라에 있는 한 작은 농가의 지붕 아래 다락에서 뱅크시 그림이 담긴 문이 발견된 것이다.
이 농가는 이탈리아 내 다른 지역에 사는 이탈라이아인의 소유지만, 현재는 중국인 가족에게 임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이 어떻게 국경을 넘게 됐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탈리아 경찰은 프랑스 경찰과의 합동 수사를 통해 그림 소재를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림 절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범죄단체가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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