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3만원대라는 압도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신제품을 공개하며 올해 잠잠하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의 침묵을 깼다. 시장점유율 55.5%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애플과 2위 삼성전자도 곧 주력 신제품을 내놓는다.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구성품에 지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하나의 '필수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세계 시장은 27조원 규모로 커졌다. 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시장을 잡기 위해 각사의 장점을 내세우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 '손목 전쟁' 스타트는 중국 제조업체 샤오미가 끊었다. 샤오미는 11일(현지시간) 온라인 공개행사를 통해 스마트폰 알림과 날씨 위젯 등을 제공하는 피트니스 트래커 신제품 '미 스마트 밴드5(미밴드5)'를 공개했다. 샤오미는 이날 중국어 버전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버전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미밴드5, 다양한 기능에도 가격대 비슷
미밴드5는 장점은 무엇보다 압도적인 '가성비'다. 전작인 미밴드4에 비해 여러 기능을 새롭게 탑재했지만, 엔트리(시작) 가격은 동일하게 약 32000원(189위안)로 설정했다. 2017년 세계 3대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 하나로 선정되며 샤오미 브랜드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미밴드 시리즈는 국내 시장에서도 인기가 좋은 편이다.
전작보다 20% 이상 커진 1.1인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미밴드5는 자석(마그네틱)을 이용하는 '플러그인' 충전 방식이 포인트다. 밴드를 떼지 않고도 충전할 수 있는 점도 미밴드5의 특징이다.
스포츠·실내활동 추적기능도 다양하게 탑재됐다. 11개의 스포츠 모드를 지원하는 미밴드5는 125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를 장착해 14일 연속 사용이 가능하고, 50m 방수기능도 탑재해 스포츠에 특화됐다. 또 24시간 심박 수면 모니터링을 지원하고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도 자동으로 체크해준다.
이 외에도 교통카드 결제가 가능하며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 블루투스 5.0, 건강체크 기능, 8가지 색상 스트랩, 스마트홈 제어, 디지털 실리콘 마이크, 셀카 리모콘, 음악 컨트롤, 노트북 잠금 해제 등도 탑재됐다.
◆삼성 애플, 하반기에 신제품 각각 공개할 듯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1위 애플과 2위 삼성전자도 하반기에 주력 신제품을 내놓는다. 양사 신제품인 애플 '애플워치6'와 삼성 '갤럭시워치3'의 공통점은 이들의 스마트워치가 '손목 위의 주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끔 건강관리 기능이 발전했다는 점이다.
양사 신제품엔 심전도 측정 기능과 혈압, 맥박 측정 기능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인건강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스마트워치만으로 심장 박동을 유발하는 전기 신호가 규칙적인지를 기록할 수 있어 부정맥(심장이 불규칙하게 뜀)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혈압 등도 수시 체크가 가능해 유용할 전망이다.
그간 미국·유럽과 달리 엄격한 규제로 심전도 측정 같은 의료기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의 판매가 한국에선 불가능했지만 규제 완화로 판매 길이 열렸다.
삼성전자는 최근 심전도 측정 기술에 대한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애플은 식약처로부터 심전도 측정 기기에 대한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워치 액티브2'에서도 앱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관련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건강관리 기능 뿐만이 아니다. 업계와 외신 등에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갤럭시워치3는 GPS와 수면상태 확인 기능 등도 추가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6는 혈액내 산소 포화도 측정과 수면 및 스트레스 추적 기능 등이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갤럭시워치3는 8월 온라인 개최가 확정된 '갤럭시언팩'에서 갤럭시폴드2, 갤럭시노트20 등 삼성 스마트폰 신제품과 함께 공개될 것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선 이보다 앞선 다음달에 조기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워치3는 와이파이 2종(SM-R840, SM-R850)과 LTE(롱텀에볼루션) 전용 모델 2종(SM-R845N, SM-R855N)으로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 해당 모델에 대한 적합인증을 받으며 갤럭시워치3의 국내 출시 준비를 마친 상태다.
갤럭시워치3는 전작보다 2배 늘어난 8GB 저장용량과 330mAh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스테인리스 스틸 외에 고가의 티타늄 버전도 출시될 것으로도 점쳐진다. 크기는 전작인 갤럭시워치 액티브2(44mm)와 갤럭시워치(46mm) 사이인 45mm와 41mm 두 종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작의 가상 터치 베젤이 아닌 갤럭시워치의 상징격인 물리적으로 원형 베젤을 회전시키면서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하는 '물리 회전식 터치 베젤'로 회귀할 것으로도 보인다.
애플워치6의 포인트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최초의 스마트워치가 될지에 대한 여부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출시 전까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 코로나19 불구 1분기에도 성장세
오는 9월 출시가 유력한 애플워치6에 대해 지금껏 알려진 정보는 극히 드물다. 다만 오는 22일 열리는 WWDC(세계개발자회의)에서 공개가 유력한 애플워치6를 지원하는 워치OS(운영체제)7를 통해 애플워치6의 대략적인 스펙과 개요가 드러날 전망이다.
한편 제조업체가 스마트워치에 힘을 쏟는 건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1분기만 봐도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보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 워치 글로벌 출하량은 총 13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성장했다. 애플은 이 기간 760만대의 애플워치를 판매, 점유율 55.5%로 1위를 달렸다. 2위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 시리즈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늘어난 190만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체를 넘어 역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웨어러블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사의 장점을 내세운 신제품을 출시해 스마트워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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