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6년 출시한 '갤럭시노트7' 이후 플래그십(전략) 노트 시리즈에 계속 유지해온 양면 '엣지(화면 옆을 곡선 형태로 구부린 것)' 디자인을 4년 만에 포기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유명 팁스터(유출 전문가) 아이스유니버스와 GSM아레나 등 IT(정보기술) 매체에 따르면 오는 8월 초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디스플레이는 엣지가 아닌 플랫(평면)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전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 모서리 부분이 휘어진 형태의 디스플레이다. 입체적 디자인의 엣지 디스플레이는 보다 넓은 화면을 제공해주면서 손으로 잡는 느낌이 좋다는 평을 받는다. 2014년 '갤럭시노트4'에 처음 적용된 엣지는 이후 갤럭시의 정체성으로 자리잡았다.
소비자 호불호는 크게 갈렸다. 일각에선 엣지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보호하기 어렵고 떨어뜨릴 경우 파손 위험이 큰 데다 수리 비용이 비싸다는 문제점 등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 엣지 부분에 의도치 않은 터치가 발생하는 등 실사용시 입력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일반 폰과 달리 스마트펜 'S펜'이 특징인 노트 시리즈의 경우 엣지 디스플레이가 S펜 필기에 방해가 된다는 일부 소비자들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갤럭시S10e, 갤럭시S10 라이트)부터 곡률을 완화하거나 평평한 디스플레이 모델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올 1월 일부 국가에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의 보급형 모델 갤럭시노트10 라이트 디스플레이도 평평하게 만들었다.
보급형 라인업부터 엣지 디스플레이 비중을 줄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플랫 형태의 프리미엄 노트 라인업까지 재출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플래그십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보급형뿐 아니라 프리미엄급 제품에서도 라인업을 다양화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 고전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하반기에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늘린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애플의 첫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도 올 하반기 출시가 예상돼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20%로 1위를 유지했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삼성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근 몇 년 만에 자사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플래그십 판매량 부진이 컸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 출하량은 820만대로 전작 갤럭시S10 시리즈 판매량(1250만대) 대비 약 34% 감소했다.
경쟁사들 추격은 거세다. 시장점유율 2위는 미국 제재 속에서도 17%를 기록한 화웨이가 차지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 큰 타격이 예상됐던 애플은 오히려 전년 동기(12%) 대비 2%포인트 증가한 점유율 14%로 3위를 차지했다. 4위 샤오미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바짝 따라붙었다.
갤럭시노트20의 모서리가 평평해지면 엣지 디스플레이 모델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 배터리 용량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들 의견 수렴뿐 아니라 성능 개선이란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IT 전문매체 BGR은 "갤럭시노트20에 플랫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면 추가 공간이 생긴다. 더 높은 화면 주사율을 지원하기 위한 배터리 용량 증가와 5G를 위한 안테나 배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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