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군사 도발 가능성을 암시한 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정은 남매는 파트너를 잘못 만났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 여동생이 우리 정부를 향해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그 구실이 된 것은 대북 삐라 살포"라고 운을 뗐다.
그는 "통일부는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 선전물 살포를 각종 법령과 규칙을 총동원해 막겠다고 나섰다"면서 "전단 살포 금지한다고 김정은 남매가 고맙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부산스러운 대응은 김정은이 원하는 '죗값 치르기'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북한이 여러 비밀 접촉에서 일관되게 요구한 것이 하나 있다"면서 "쌀 50만톤, 비료 30만톤"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의 쌀 15만톤 지원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지나면서 매년 쌀 50만톤, 비료 30만톤으로 지원 규모가 불어났다"면서 "북한 당국자들은 '쌀 50만톤, 비료 30만톤은 기본으로 깔고 가야지, 우리 민쪽끼리 왜 이리 야박하게 구느냐'고 하소연했다"고 덧붙였다.
또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의 문이 닫힌 이후에는 '제발 하나라도 풀어달라'고 매달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특보인 문정인 교수는 지난 3년간 '금강산 개성공단은 미국 허락 없이 우리 단독으로 풀어줄 수 있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그 기대감에 싱가포르, 하노이로 분주히 돌아다녔지만, 하노이에서 만난 트럼프 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협상의 끝에 이뤄질 일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요구를 분명히 했다"고 첨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정은은 문재인 정부가 독자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어낼 힘이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했고, 여전히 빈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대북 인도 지원을 재개하든, 남북경협을 풀든,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라면서 "미국의 확고한 신뢰와 지지 없이 남북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정부는 미국이 동아시아 방어선 강화를 위해 맺어준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고 한다. 이런 반미 제스처로 남북관계 돌파에 무슨 실익이 있겠느냐"면서 "문재인 정부의 남은 2년, 남북관계는 소란스럽기만 할 뿐, 성과를 내기 어려워 보인다. 김정은 남매는 파트너를 잘못 만났다. 안타깝게도"라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