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정보 대량 유출 정황…경찰 "금감원 협조 안돼"

입력 2020-06-14 22:00   수정 2020-06-14 22:11

지난해 한 시중은행 전산망 해킹을 시도했던 피의자의 압수물에서 국내 신용·체크카드 정보 등이 대량으로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지난해 하나은행 전산망에 악성 코드를 심으려던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42)의 외장하드에서 신용카드 정보가 다량으로 발견됐다.

경찰이 입수한 외장하드는 각각 1테라바이트(TB)와 500기가바이트(GB) 용량의 외장하드로, 디지털포렌식 결과 해킹 등을 통해 유출한 신용카드 정보가 다량 저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불법으로 유출된 개인·금융정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는 2014년 카드 가맹점의 포스단말기를 해킹해 신용카드 정보를 무더기로 빼낸 혐의로도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외에도 이번 개인정보 유출에 가담한 공범이 더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출 경위와 피해 범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데이터 분석을 의뢰했으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범행 경위를 계속 수사하는 동시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분석 요청이 왔었다"며 "그러나 금감원은 금융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할 뿐, 개인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어 관련 부서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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