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도넘은 막말 공세를 펼치고 있는 북한을 향해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축사에서 "소통과 협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을 두고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면서 "북한이 일부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전단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소통창구를 닫자, 국민들은 남북 간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갈까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얼음판 걷듯 조심스레 임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는 심정"이라며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도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남북의 신뢰"라며 "끊임없는 대화로 신뢰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고 누가 대신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남북이 연대하고 협력하는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군사행동 예고 등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영상축사 및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 내용을 두고 이날 오전까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옥류관 평양냉면이 불과 2년 2개월만에 갈등과 비난의 상징이 돼 안타까움을 샀다.
최근 오수봉 옥류관 주방장은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평양에 와서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북한의 도 넘은 발언이 계속되다 급기야 옥류관 주방장까지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서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외교부나 통일부는 굳이 북한의 유치한 대응에 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다만 의원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쾌감을 대변해 줘야 한다"고 침묵하는 여당을 비판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3월 3일 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제목의 담화를 발표하며 청와대의 북한 화력전투훈련에 대한 유감 표명을 맹비난했다. 담화에는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 등 원색적인 표현이 담겨 충격을 줬다.
지난 4일 담화에서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민을 '쓰레기', '똥개' 등 거친 표현으로 난타하며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남측이 제대로 조치하지 않는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로부터 아흐레 만인 13일 담화에선 본격적인 대남 군사행동까지 예고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북한에 입도 뻥긋 못하는 친문을 대신해 야당 의원인 제가 한마디 한다"면서 "북한은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모욕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부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 해도 북한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줘야 한다"면서 정상국가의 행동범위를 벗어난 북한의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남북관계도 정상적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모욕은 전체 국민의 자존심 문제다"라며 "북한의 모욕을 계속 방치하면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은 쓰레기통에 처박힌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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