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문 경영대학원의 금융·재무 석사 과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취업이 어려운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려는 움직임 등으로 해석된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취업난이 심각해지자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경영대학원 금융 석사 프로그램 등에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수 년간 경영대학원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FT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혼란으로 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 중 상당수가 정규 교육을 계속 받으려 하고 있다"며 "학교 입학처 등에 따르면 경영 관련 수업들이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경영대학원(LBS)의 재무학 석사 과정은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55%가량 증가했다. 아놀드 롱보이 LBS 채용·입학담당은 "올해는 해외여행 등이 어려워진 문제가 있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학급 규모는 달성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블레릭 경영대학원은 올 가을부터 강좌 수를 크게 늘렸다. 자국 학생들의 지원도 증가했다. 블레릭 경영대학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이후 지원자가 증가했다"며 "과거에는 파리나 런던으로 유학을 갔을 학생들이 여행 제한 때문에 벨기에에 머무는 것 같다"고 했다.
싱가포르 경영대(SMU)는 재무과정에 작년보다 52% 더 많은 지원서를 받았다. 게리 조지 학장은 "지역에 남아 있으려는 중국인과 다른 아시아 학생들의 지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금융 석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하이디 피켓 부학장은 "지난 3년간 지원자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소폭 증가했다"며 "올해는 140명이 수업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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