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림은 평양의 부유한 한약방집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양 광성고보에 재학 중이던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입선할 정도로 일찍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일본에 유학해 태평양미술학교에서 공부했고, 판화가 무나카타 시코에게 목판화 기법을 배우기도 했다. 6·25전쟁 때 월남해 1955년부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추천작가·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지냈고, 서라벌예대와 중앙대 등에서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최영림은 추상과 반추상의 상징적·실험적 양식을 시도한 1950년대의 ‘흑색(黑色)시기’를 거쳐 1960년대부터는 구상으로 복귀했다. 황토색을 주조로 한 화면에 벌거벗은 아이와 여인들, 소 등 한국의 서정이 담긴 주제를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미로 담아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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