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LASIK), 라섹(LASEK) 등 시력교정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 30여 년이 지났다. 초기 수술받은 환자가 50세를 넘어서면서 백내장 수술과 같은 다른 수술을 받아도 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강규동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라식 등 굴절교정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뒤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 수술 후 백내장 수술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굴절교정수술 후 각막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1990년대 도입된 굴절수술
국내에 굴절수술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다. 심한 근시로 불편을 겪던 사람들이 크게 환호했다. 15~20분 수술로 안경과 렌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일부 환자가 각막 혼탁으로 빛 번짐, 건성안, 감염 등 부작용을 호소했지만 다른 안과 수술보다 안전하고 합병증 위험도 낮았다. 진단장비와 수술장비가 발전하면서 굴절수술은 더 안전해졌다.
백내장은 눈 안의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물체의 상이 수정체를 통과하지 못해 초점이 흐려져 시력장애 등이 생긴다. 안개가 낀 것처럼 사물이 뿌옇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물체가 불분명하게 보이는 증상이 서서히 진행된다. 빛이 퍼져 보이기도 하고 한 눈으로 보았을 때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한 눈 복시도 흔하다. 노안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돋보기 없이 가까운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도 백내장 증상 중 하나다.
백내장은 보통 나이가 들어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대부분이지만 선천적으로 백내장을 앓는 환자도 있다. 외상을 당한 뒤 생기기도 한다. 포도막염 녹내장 등이나 당뇨병 등 전신질환, 스테로이드제제 등 약물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
백내장은 크게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한다. 초기 백내장이라면 안약이나 먹는 약 등을 활용해 치료한다. 이들 치료법은 병의 진행을 늦춰주는 것일 뿐 근본 치료법은 아니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한다. 인공수정체는 먼 거리 시력과 근거리 시력을 함께 교정하는 다초점인공수정체, 먼 거리 시력이나 근거리 시력 중 하나만 교정하는 단초점인공수정체 등이 있다. 어떤 것이 적합한지는 환자의 상황 등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백내장은 동공을 확대하는 산동 약물을 넣은 뒤 세극등 검사로 확인한다. 세극등 검사는 눈을 최대 40배까지 확대해 자세히 보는 검사다. 수술하려면 각막내피세포검사, 시신경 및 황반부 검사, 굴절력 검사, 레이저 안구 측정검사 등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라식 수술받으면 곡률 바뀌어
인공수정체 도수는 각막 앞쪽 곡률과 안구 길이 등을 측정해 계산한다. 하지만 굴절교정수술을 받은 뒤에는 각막 앞쪽을 잘라내 곡률이 바뀐다. 인공수정체 도수를 계산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계산을 잘못해 인공수정체를 잘못 선택하면 안경을 잘못 쓴 것처럼 불편감을 호소한다. 수술 전 검사를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에는 굴절교정수술 이전 굴절률을 환자에게 알아오도록 하거나 콘택트렌즈를 끼워보고 예측해 계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각막지형도 장비, 생체 계측장비 등으로 새 공식을 대입해 수술 정확도가 많이 높아졌다.
강 교수는 “최근에는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인공수정체 도수를 선택하기 위해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권고하는 공식에 대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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