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홍콩’을 외치는 시위대와 홍콩·중국 당국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경찰의 강경 진압 현장이 실시간 촬영돼 공개되면서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홍콩 시민 수 천 명은 홍콩정부청사 인근 쇼핑몰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고공 시위를 벌이다 추락사한 렁링킷 씨를 추모하는 시위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사망 당시 노란색 비옷을 입고 있어 '레인코트 맨'(raincoat man)으로 불린 렁 씨를 추모하기 위해 정부청사 인근 퍼시픽 플레이스 쇼핑몰 앞에 노란 비옷으로 덮인 제단이 만들어졌다.
작년 6월 15일 발생한 렁 씨의 추락사는 다음날 벌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 200만 명에 달하는 홍콩 시민이 참여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쇼핑몰 안에서는 수 백명의 시위대가 '홍콩 독립' 등 깃발을 들고 "광복홍콩 시대혁명" "홍콩인이여, 국가를 세우자" 등 구호를 외쳤다.
홍콩 곳곳에서 연일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경찰의 강경 진압 장면들이 트위터 등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경찰은 지난 12일 시민 수 백 명이 모인 집회에서 30명 이상 체포했다. 이날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동맹휴학 선전 부스를 설치하고 있던 학생 3명을 붙잡았고, 이 과정에서 땅바닥에 쓰러진 16세 여학생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했다. 이 여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또 다른 장소에선 시위에 참가했던 어린 소녀가 홍콩 경찰에 의해 내동댕이쳐지는 모습이 촬영됐다.
시위 장면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 경찰이 페퍼 스프레이(호신용 분사 액체)를 뿌리기도 했다. 홍콩기자협회는 “경찰은 시위 진압 경찰의 부적절한 행위에 해명하고, 일선 경찰의 통제력 상실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홍콩 내 시위나 민주화 요구는 모두 국가전복 시도로 분류돼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홍콩인들은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