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세종텔레콤 빌딩 지식산업센터를 인수했다.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 있는 PNS홈즈타워 지식산업센터를 인수한 지 약 1년만이다.
대형 오피스 빌딩과 같은 구조로 지어진 지식산업센터가 부동산 투자업계의 새로운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는 지난달 말 서울 강동구 상일동 첨단업무지구에 있는 세종텔레콤 빌딩 지식산업센터를 약 720억원에 매입했다. 3.3㎡당 매입가는 약 1100만원이다.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건축물 바닥면적의 합) 2만1430㎡ 규모의 이 빌딩은 IT 분야 기업인 세종그룹과 관계사 세종텔레콤이 사옥으로 쓰기 위해 2013년 준공한 건물이다.
세종그룹 관계사가 전체 면적의 30%가량을 사용하고 있으며 세스코, 삼성엔지니어링, SK텔레콤 등이 입주사로 들어와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기반산업, 정보통신산업 분야 기업체와 벤처기업, 지원시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3층 이상의 건축물로 주로 준공업지역, 산업단지, 택지지구에 들어선다.
◆지식산업센터 자산으로 삼은 부동산 펀드 운용
하나대체투자는 전체 인수금액(약 720억원)의 26%에 달하는 189억원을 에쿼티(지분) 투자 방식으로 투자했다. 나머지 인수금액은 선순위·중순위 대출과 임대보증금 등으로 마련했다.
인수 직후 하이투자증권이 하나대체투자의 지분을 총액인수했으며 현재 기관투자가들에게 해당 지분을 재판매(셀다운)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종텔레콤 빌딩 자산은 하나대체투자가 설립한 ‘하나대체투자 전문투자형3호 부동산투자신탁139호’ 부동산 펀드에 담겨 운용된다. 펀드 설정 기간은 3년으로 하나대체투자가 목표로 하는 연 배당수익률은 7.2%다. 펀드 만기 시점에 빌딩 가치가 인수가보다 높아졌을 경우 매각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하나대체투자는 지난해 6월에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 있는 PNS홈즈타워 지식산업센터를 423억원에 인수한 뒤 부동산 펀드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해 부동산 펀드로 운용한 최초의 사례다.
당시 PNS홈즈타워 매각 입찰에는 이지스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운용 등 11곳의 자산운용사가 몰렸다.
하나대체투자 관계자는 “이번 세종텔레콤 빌딩 부동산 펀드는 지난해 PNS홈즈타워 펀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나온 지식산업센터 자산 부동산 펀드”라며 “회사 차원에서 지식산업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 사옥 목적으로 지어져 오피스 빌딩으로 가치 높아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종텔레콤 빌딩과 PNS홈즈타워는 처음부터 중견기업이 사옥으로 쓸 목적으로 설계, 건축한 대형 오피스 중심 지식산업센터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PNS홈즈타워 역시 창호 제조기업인 PNS홈즈가 본사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대다수 지식산업센터는 건물 내 사무 공간을 잘게 쪼개 많게는 수백명에 달하는 분양자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이럴 경우 각 층마다 사무공간이 여러 작은 구획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몇 개층을 통째로 임차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세종텔레콤 빌딩과 PNS홈즈타워는 중견기업이 본사 사옥으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이고 건물 내 남는 공간도 중대형 임차인에게 임차하는 걸 염두하고 설계했기 때문에 오피스 빌딩으로써의 투자 가치가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투자 경험 바탕으로 지식산업센터 설계·개발 단계부터 참여
하나대체투자는 두 건의 지식산업센터 인수, 부동산 펀드 조성으로 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행사와 함께 손잡고 지식산업센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식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주요 임차인들이 원하는 공간 구조와 업무지원시설 편의시설에 대해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해 건물 설계에 반영하고 건물이 완공 이후 매입해 부동산펀드로 운용하는 방식도 구상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지식산업센터 건물 전체를 매입해 펀드로 운용해본 경험은 하나대체투자 밖에 없다”면서 “건물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건물내 일부 공간을 물류센터나 데이터센터 조성해 투자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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