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극지연구소는 지난 2016년 남극 킹조지섬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발견한 완보동물(사진)의 일종을 실험실에서 키워 번식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소는 이 완보동물의 이름을 ‘닥틸로비오투스 오비뮤탄스’라고 정했다. 오비뮤탄스는 '알 돌연변이'라는 의미다. 몸길이 0.1㎜정도의 매우 작은 무척추동물로,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볼 수 있다.
완보동물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키우기 까다로운 종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배양에 성공한 완보동물은 30여 종이다. 극지방에서 찾은 종은 오비뮤탄스 포함해 두 종에 불과하다.
완보동물은 '느린 걸음의'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물곰’ ‘이끼 새끼돼지’로도 불린다. 남극의 추위에도 견디고 산소와 물이 없는 공간에서도 견디는 극한 생물이다. 앞서 200년 된 마른 이끼와 30년간 냉동보관 된 이끼에 있던 완보동물의 알이 부화한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완보동물은 온도와 먹이가 동일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알을 낳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알 형태를 결정짓는 요인이 존재한다고 밝혀졌기 때문에, 완보동물 연구에서 알 형태의 다양성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극지연구소의 ‘환경변화에 따른 킹조지섬 육상생물의 생리생태 반응 규명’ ‘고환경 및 동물 진화 연구를 통한 북그린란드 미답지 진출’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달 6월초 게재됐다.
김지훈 극지연구소 연구원은 “알의 다양한 형태가 극지 물곰의 생존 비결과 관련이 있는지 밝혀내 냉동 생물연구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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