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하루…가족의 소중함 일깨워

입력 2020-06-16 17:14   수정 2020-06-17 00:35

17일 개봉하는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사진)은 전작 ‘코코’와 비슷한 전략을 취한다. ‘코코’가 하루 동안의 저승세계 모험을 통해 늘 곁에 두고서도 미처 몰랐던 소중한 가족의 존재를 가르쳐줬다면 ‘온워드’는 하루 동안 마법 세상의 탐험을 통해 같은 주제를 변주한다. 두 작품은 모두 기발한 상상력으로 동화를 빚어 감동과 교훈을 준다.

꼬마 이안(목소리 연기 톰 홀랜드)은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려고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형 발리(크리스 프랫)는 타인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만 실수가 잦다. 어릴 때 아빠를 여읜 두 형제는 어느 날 마법의 지팡이를 선물받고 하루 동안 아빠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실수로 아빠의 하반신만 소환한다. 형제는 상반신을 채우기 위해 마법의 나라로 모험을 떠난다. 형제는 이 여정을 통해 한뼘쯤 성장한다.

작품의 배경은 마법의 시대가 가고 과학의 시대로 설정돼 있다. 마법의 시대에는 꿈과 도전, 용기와 따스한 가족애가 있었지만, 과학의 시대에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이런 미덕들이 사라졌다. 형제의 여정은 그런 가치들을 새롭게 깨닫는 과정이다.

다른 캐릭터들도 이런 주제를 보여준다. 날개 달린 요정은 나는 법을 잊은 채 오토바이를 몰고, 시속 110㎞로 달렸던 반인반마(半人半馬) 켄타우로스는 달리는 법을 잊고 차를 타고 다닌다. 그들이 각자의 고유한 가치와 미덕을 되찾는 일은 형제가 미션을 수행하는 일만큼 쉽지 않다.

형제는 생사의 기로에 선 순간에야 마법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안락한 환경에서는 마법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을 이루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요정들도 오토바이가 박살난 후에야 날개를 활용하는 법을 스스로 체득한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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