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지속될까…금융당국, 8월 공청회 연다

입력 2020-06-17 07:03   수정 2020-06-17 07:19



국내 증시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장이 마련된다. 금융당국이 공청회를 열고 공매도 금지 조치 효과와 제도 보완점 등에 대해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8월 두 차례 이상의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자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와 학계, 언론계 등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취합하게 된다.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결과를 공청회에서 공개한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의 빠른 반등세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코스피가 최근 안정세를 넘어 2,00선을 넘보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지수를 약 9% 높이는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참에 외국인과 기관들에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성격의 공매도 제도를 폐지 또는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적극 개진하고 있다.

반면 증시 부양 효과를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매도를 금지하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뿐인데 해외 주가도 똑같이 급반등했다"며 "차트를 놓고 보면 공매도 금지 국가와 허용 국가 간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역전되는 구간들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다행히 주식이 많이 올랐는데 주식이 오른 것이 공매도 금지에 의한 것인지 세계적으로 같이 오르면서 그런 건지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매도의 순기능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매도는 증시 거래량을 늘리고 고평가된 종목의 거품을 빼는 통제장치 역할을 한다. 금융위는 시장 영향 분석을 통해 오는 9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를 예정대로 실시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더불어 공매도 제도 개선책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금융위는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안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2018년 공매도 규제 위반 시 1년 이상의 형사처벌 및 부당이득의 1.5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업틱룰' 규정을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틱룰이란 공매도 시 시장거래가격(직전 체결가격) 밑으로 호가를 낼 수 없도록 하는 규정으로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한 장치지만, 예외조항이 많고 실질적인 감시·감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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