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시위 강경 대응을 주도했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찰의 지지를 의식한 탓에 미온적인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이 나온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인종과 종교, 피부색, 신념을 가진 미국인에게 미래의 안전과 보안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두려움과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법 집행관과 공동체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더 가깝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명령은 과도한 물리력 사용으로 민원이 제기된 경찰을 추적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경찰서가 물리력 사용과 긴장 완화 방법에 대해 교육하는 것을 개선하고, 정신질환자나 중독자 노숙자 등 비폭력적인 신고에 대처할 때 사회복지사가 함께 대응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재정적 유인책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의 생명이 위험할 때를 제외하고 경찰의 목조르기가 금지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행정명령에 대해 "경찰 예산 삭감 요구 운동의 대안"이라며 "이 운동을 급진적이고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인은 경찰이 없다면 혼돈이라는 진실을 안다. 법이 없으면 무정부 상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법과 질서를 원한다고 한 뒤 대부분 경찰관이 이타적이고 용감한 공복"이라며 시위대 폭력 진압을 위한 법 집행관들의 노력을 추켜세웠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선 "그들은 어떻게 할지 방법을 몰랐다"며 경찰개혁에 관해 더 강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 앞서 경찰 물리력에 희생된 이들의 유가족을 만났지만, 정작 회견장 방청석은 경찰관과 경찰노조, 의원들로 가득했다.
이번 그의 조치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부정적인 편이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목조르기가 이미 미 전역의 경찰서에서 대부분 금지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스템적인 인종차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지만,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경찰서 개혁 프로그램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CNN방송은 행정명령이 인종 불평등과 법집행 문제와 관련해 온건한 노력이라고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법집행관들이 자신의 강력한 지지층이라고 생각해 조심스러워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 불평등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정책적 대응을 제시했다"며 이날 정의를 위한 싸움을 약속했지만 곧바로 법과 질서로의 복귀 요구와 약탈자에 대한 벌칙 위협으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했다.
바니타 굽타 시민인권지도자회의 대표는 "전면적이고 과감한 조치 요구에 비해 부적합한 대응"이라고 했다. 민주당 척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인이 요구하는 포괄적이고 과감한 변화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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