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최근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누르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데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17일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 등은 "지난 4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와 2위의 순위가 바뀐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삼성전자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인도가 봉쇄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줄곧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지난 4월 한 달 간 부진했던 것은 중국 제조사들과 달리 삼성이 미국, 유럽, 인도 등 코로나19로 시장을 봉쇄한 나라들이 주요 고객사였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러면서 "(잠시 1위로 올라선 화웨이는) 짧게 한 달에서 수개월 이면 이내 순위권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현지 언론들은 올해 4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한 6937만대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점유율이 21.4%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19.1%)를 제쳤다고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인도 봉쇄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갤럭시S20 판매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인도에까지 확산되면서 지난 3월 인도 전역이 봉쇄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화웨이를 응원하려는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해진 점이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 산하 중국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내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증가한 4172만8000대를 기록했다. 지난 1~3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9%, 56.0%, 23.3%씩 줄어든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화웨이의 현지 휴대폰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휴대폰 점유율이 상승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화웨이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늘었다.
증권시보는 "다만 5월부터 인도가 봉쇄령을 완화하고 있어 삼성 판매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오랜 기간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이용자들을 확보한큼 삼성전자가 빠르게 글로벌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화웨이는 지난 5월 미국이 한층 더 강화된 규제령을 내리면서 스마트폰 칩 공급이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스마트폰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올해 삼성전자를 제치려면 △중국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 △2019년 하반기 출시한 5G폰 재고 소진 △5G 신제품 가격 통제 △해외 시장 확대 △자체 운영체제(OS) 하모니OS 시장 안착 등 숙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리처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휴대전화 출하량이 3억5000만대로 예상돼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중국 시장에 감사해야 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단일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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