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일부 여권 인사들은 도리어 북측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여지를 살려놓은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해석했다.
정 부의장은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건 사실이지만 그 기능은 나중에 (살릴 수 있다)"라면서 "그 옆에 지금 유리창 깨진 15층짜리 건물에 방이 많다. 거기 유리 끼고 다시 들어가면 되는 거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같은날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말로 북한을 설득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이명박·박근혜 때처럼 대결과 냉전의 어둠 속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밀어 넣을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바로 개성공단 문을 열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먼저 과감히 저지르고 다음에 동맹국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으로 순서를 바꿔야 한다"며 "한반도의 운명을 한반도 주인인 남북이 알아서 하겠다고 미국에 당당히 통보할 배짱이 없다면 평화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연락사무소 폭파 당일인 16일 통일부가 "예고된 부분"이라 하는가 하면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야당은 "북한 위협만큼이나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부 여당의 인식"이라며 반발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연철 장관은 '예고된 부분'이라는 천하태평 발언을 했다. 더 황당한 발언은 송 의원의 발언"이라며 "우리 국민의 불안감과 국가 안위는 생각지 않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일 뿐더러 외통위원장으로서는 더더욱 부적적한 발언이다. 대체 어느 나라 장관이고 국회의원인가"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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