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마약왕' 수사 4년만에 구속기소…600억대 필로폰 밀수

입력 2020-06-18 15:38   수정 2020-06-18 15:40


600억원대 필로폰을 국내 밀수입한 뒤 태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일명 '아시아 마약왕'이 국내로 강제 송환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부(문영권 부장검사)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아시아 마약왕' A 씨(56)를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에 대한 구속 기소는 2016년 수사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국내 운반책 16명을 통해 캄보디아로부터 21차례에 걸쳐 필로폰 18.3킬로그램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밀수입한 필로폰 중 일부를 2015년 10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서울 등지에서 185차례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필로폰 18.3킬로그램은 약 61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검찰은 610억원 상당의 값어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 2011년 태국으로 출국한 A 씨는 공짜 여행을 미끼로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국내 운반책을 모집한 뒤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대학생과 가정주부 등 국내 운반책 16명은 소포장된 필로폰을 일정한 장소에 미리 숨겨놓고 구매자에게 사진을 전송해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일명 '던지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16년 초 먼저 검거한 국내 운반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 씨의 범행을 인지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다.

이후 캄보디아에 체류하던 A 씨는 지난 2018년 1월 한국 수사요원에게 붙잡혀 캄보디아 이민국 구치소에 갇혔으나 탈출한 뒤 태국으로 도주했고, 지난해 말 다시 체포돼 태국 한 수용소에 구금됐다.

하지만 당시 태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용자들의 국경 이동을 금지하면서 A 씨의 국내 송환에 어려움을 겪었고, 검찰은 유관기관과의 협의 끝에 지난달 30일 A 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앞서 검거된 운반책과 판매책 등 공범 22명은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2년6개월에서 9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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