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참치’로 널리 알려진 사조산업이 회사채 투자수요 모집에 실패했다. A급(신용등급 A-~A+) 이하 회사채시장의 냉기가 쉽게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조산업이 3년 만기 회사채 2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매수주문이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 올 들어 발행 예정인 회사채가 전량 미매각된 것은 지난달 말 한화건설(1500억원) 이후 두번째다.
A급 이하 회사채 발행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메리츠금융지주(영구채·신용등급 A+)를 시작으로 현대건설기계(A-) 한화건설(A-) GS건설(A)이 연이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면서 기관들이 극도로 몸을 사린 탓이다. 기관들은 현재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등급 위주로 회사채를 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렇다보니 기관들의 투자 마지노선인 ‘A-’등급 회사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사조산업의 신용등급 역시 A-다.
회사채시장에선 당분간 실적과 재무구조가 탄탄한 곳을 제외하곤 A급 이하 기업들의 험난한 자금 조달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A-등급 중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평가받는 SK건설조차 평소보다 금리를 대폭 높이는 전략을 통해 최근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며 “우량등급을 제외하곤 쉽게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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