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3767억원인 ‘신한BNPP 커버드콜인덱스’ 펀드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5.6% 수익을 나타냈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 종목에 투자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코스피지수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2.6%)을 밑돌고 있다.
‘마이다스 코스피200커버드콜5%OTM’과 ‘미래에셋 TIGER200커버드콜ATM’ 상장지수펀드(ETF)도 각각 -7.2%와 -7.7%로 코스피지수보다 못했다. 커버드콜 전략에 레버리지를 더한 펀드와 코스피200 종목 대신 고배당주에 투자한 커버드콜 펀드는 더 부진했다. ‘DB 커버드콜2.0레버리지’ 펀드는 올해 수익률이 -14.6%, ‘KB 고배당커버드콜’ 펀드는 -19.2%에 그쳤다.
3월 19일 1457.64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이후 46.9% 급반등한 여파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커버드콜 펀드는 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얻어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며 “반면 기초자산 가격이 급등하면 매도했던 콜옵션이 행사되면서 펀드 수익률을 깎아 먹는다”고 말했다.
콜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콜옵션을 행사해 시가보다 낮게 기초자산을 매수할 수 있게 되면 콜옵션 매수자는 대략 차액만큼 이익을 보고, 매도자는 그만큼 손실을 본다. 커버드콜 펀드는 증시가 하락할 때와 정체돼 있을 때 혹은 완만하게 상승할 때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2012년 증시에 상장한 커버드콜 ETF인 ‘TIGER200커버드콜5%OTM’과 코스피지수를 비교해보면 커버드콜 ETF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웃돌 때가 많았다. 지난해에도 코스피지수가 7.7% 오를 때 ‘TIGER200커버드콜5%OTM’은 9.4% 올랐다. 2016년엔 각각 3.3%와 9.5%로 커버드콜 ETF 수익률이 월등히 높을 때도 있었다.
커버드콜 펀드가 인기를 끌며 2017년 초 4400억원대이던 전체 커버드콜 펀드·ETF 설정액은 한때 1조5000억원대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발생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기는 빠르게 식었다.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2697억원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968억원 줄었다. 인덱스펀드와 비슷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운용 보수도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정체돼 있을 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과 마찬가지로 커버드콜 펀드도 은행에서 많이 팔렸다”며 “하지만 이후 시장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옵션 매도형 상품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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