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비핵심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렌터카사업에 이어 유휴 부동산도 팔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이제는 보유 중인 상장주식까지 내다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은 지난 18일 대우건설을 상대로 부산 범일동 부지를 3067억원에 매각하겠다고 공시했다. 처분 예정일은 내년 1월11일이다. 이 회사는 해당 부지를 팔아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진은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롯데렌탈에 렌터카 사업을 약 600억원에 넘기는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서울 독산동 창고부지 등 여러 유휴 부동산을 처분대상으로 정하고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발표한 자산 매각 계획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진은 당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과 비핵심자산을 정리하고 택배를 포함한 물류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올초부터 대전에 물류센터인 ‘메가허브터미널’을 짓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3년간 총 28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자산매각에 속도가 붙자 증권업계에선 한진이 보유한 상장주식 매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하나금융지주(20만주) 포스코(2만주) 아이에스이커머스(74만3190주) 케이엘넷(23만2800주) 등 여러 상장사의 주식을 들고 있다. 해당 지분의 가치는 이날 시가 기준으로 약 393억원 규모다. 이들 주식 역시 한진이 매각 대상에 포함해놓은 자산이란 점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진이 잇따라 자산을 내다팔자 숨고르기에 들어간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탈 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진 주가는 지난 3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락장 이후 약 두 달간 114% 뛰었지만, 그 이후 한 달간 조정을 받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차입금과 이자비용 부담이 기업가치를 억눌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핵심자산 매각 효과가 뚜렷해질수록 주가가 또 한 번 추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진의 지난 3월 말 총 차입금은 약 700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한진의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며 이 회사 목표주가를 기존 5만4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구너 연구원은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는 이자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과도한 부채로 저평가받았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정상화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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