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 규모 정비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취소될 위기에 놓였지만, 조합은 이를 강행키로 했다. 조합은 강남구청의 ‘집합금지명령’을 수용하지 않고 총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한남3구역 조합측은 "21일 총회는 예정대로 합니다"라며 코엑스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탑승할 장소와 시간을 통보했다. 조합원들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대책을 마련 후 총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에 진행했던 1차 합동홍보설명회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관할 지자체의 집합금지명령이 있었지만,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합이 이렇게까지 강행의지를 재확인한 건 사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어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입찰무효’ 결정으로 시공자 선정이 6개월이나 미뤄진 상황에서 또다시 연기할 경우 사업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원 수는 약 3880명이다. 총회가 열리려면 전체의 절반 이상이 모여야 한다. 서울 내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2000여명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구하는 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조합은 앞서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을 총회 장소로 정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코엑스로 장소를 변경했다.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과 3층 오디토리움을 동시에 대관해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임원은 “시공사 선정 총회는 엄격한 신분 확인을 통해 조합원만 입장이 허용되고, 가족·지인 등 동반인도 들어올 수 없다"며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집회나 행사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코엑스에서는 이번 주말과 다음주까지 불특정 다수가 참가하는 웨딩박람회, 베이비페어 등 대규모 행사가 예정됐다. 오는 20~21일에는 ‘코엑스 웨딩박람회’를 비롯해 25~28일에는 ‘코베 베이비페어’까지 일정이 잡혀 있다. 수만명이 모이는 불특정 다수가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는 아무런 제재없이 진행하면서 2000여명 규모의 특정인들만 모이는 총회를 불허하는 건 모순이라는 게 조합의 지적이다.
조합원들은 오히려 총회불허 통보에 참석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조합관련 게시판에서 "통제 가능한 상황을 왜 통제불능으로 밀어넣냐", "재산권을 지키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하겠다", "가족에게 위임해서라도 정족수를 채우겠다"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수주전에 참여한 회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3개사다. 각 사의 설명을 듣고 투표를 한 뒤 상위권 2개사로 최종 투표를 한번 더 해야한다. 총회 시간이 적어도 5시간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은 총사업비 7조원, 공사비 1조8000억원 규모의 강북 최대 규모 정비사업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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