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 '강자'인 대보유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게소 이용객이 줄어서 만은 아닙니다. 코로나19보다 더 큰 시름이 대보유통에 생겼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대보유통은 1999년 개인 기업으로 설립됐습니다. 2000년 법인으로 전환했죠.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충전소 운영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보그룹의 주력사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59.7%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종속회사인 대보실업을 통해 대보건설, 대보정보통신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답니다.
대보유통의 매출 비중을 보면 휴게소 부문이 30%, 주유소 부문이 64%, 충전소 부문이 4%입니다. 지하 상가 부분도 1%의 매출 비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보유통은 2017년 대림역, 화곡역, 까치산역등 서울 지하철 상가 운영권을 획득했습니다. 2018년엔 오목교역 상가 운영권까지 획득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하고 있고요. 일종의 사업 다각화의 일환입니다.
설립 초기만 해도 매출 대부분이 휴게소 운영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주유소 매출이 휴게소 매출을 웃돌게 됐죠. 최근에는 휴게소 매출의 두 배 이상까지 뛰었답니다. 대보유통만 놓고 보면 그리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고속도로 임대 휴게소와 주유소 부문에서 그간 축적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양호한 영업 경쟁력을 보이고 있거든요.
대보유통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강자'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는 약 200개입니다. 이 중 대보유통이 운영하고 있는 휴게소는 32개랍니다. 전국 휴게소의 1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죠.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정부 계획에 따라 고속도로가 지속적으로 신설되면 신규 휴게소 또한 증가할 것이다. 대보유통이 보유 중인 업계 상위권의 사업 경쟁력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사업장 확보가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하더라고요.
물론 다른 산업에 속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는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면서 휴게소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거든요.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죠.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휴게소 부문의 영업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주유소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휴게소 부문의 부진한 수익성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문제는 계열사 지원 부담입니다. 대보유통은 약 1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한 서원레저에 대여금을 지원했습니다. 기존 200억원 미만이던 차입 규모가 이 때문에 4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이후 매송 휴게소를 운영하는 하이오아시스 출자 부담을 떠안으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총차입금이 651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대보건설의 재무부담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대보건설의 재무부담 증가로 인해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 확대가 예상되고 있거든요. 중단기적으로 자금대여나 지급보증을 통한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보유통은 지난해 말 기준 대보건설 등 특수관계자에 2021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했습니다. 서원레저 등 특수관계자에 200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고요. 이런 저런 지원을 합하면 대보유통이 대보건설에 대한 지급보증 규모는 1009억원에 달합니다. 2018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보건설은 지난해 신안산선과 서부내륙 프로젝트 출자금 등을 위해 외부 조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상환우선주의 자본적 성격을 배제한 조정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크게 증가하고 있고요. 2018년부터 추진한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사업에서 분양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 영업자산 회수 관련 불확실성은 커졌고요.
이렇다 보니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대보유통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습니다. BBB인 대보유통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한형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대보건설의 재무부담 증가로 인한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 증가가 전망된다.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이번 부정적으로 조정한 배경에는 이같은 계열에 대한 지원 부담 증가가 있다"고 설명했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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