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사 잇단 M&A…시장 '빅2'체제로

입력 2020-06-19 17:16   수정 2020-06-20 00:57

상조회사 간 인수합병(M&A)이 잇달아 승인되면서 업계 판도가 ‘빅2’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 점유율 2위 보람상조개발이 5위 재향군인회상조회(향군상조회)를 인수해 1위로 올라섰고, 업계 8위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기존 1위인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보람상조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보람상조개발이 지난 3월 재향군인회상조회 주식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를 승인하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로써 업계 2위였던 보람상조개발은 점유율 21.3%로 1위 업체가 됐다. 보람상조개발은 자사를 포함해 보람상조라이프, 보람상조피플, 보람상조애니콜 등 4개 상조회사를 거느린 업계 2위(점유율 15.7%), 향군상조회는 점유율 5.6%의 업계 5위 회사였다.

공정위는 VIG파트너스가 4월 프리드라이프 주식 88.89%를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낸 기업결합 신고도 함께 승인했다. VIG파트너스는 좋은라이프 등 3개 상조회사를 운영하는 업계 8위(점유율 4.1%) 업체였지만 이번 M&A를 통해 점유율이 20.4%로 올라 업계 2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M&A 승인으로 시장 점유율 10% 안팎의 여러 회사가 경쟁하던 상조 시장은 보람상조와 VIG파트너스가 주도하는 빅2 체제로 재편됐다. 이숭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M&A에 따른 시장 집중도가 높지 않고 다수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상위권 상조업체들의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에 따르면 상조업체 수는 2016년 197개에서 지난해 말 86개로 줄었다. 지난해 초 상조업체의 최소 자본금 기준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올리는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하위권 업체들이 잇따라 폐업하거나 흡수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로 소비자들이 쏠리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시장이 규모의 경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상조회사 간 합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합병 대상인 향군상조회와 프리드라이프 소비자에게는 기업결합 사실을 개별적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소비자 불이익이 없는지 모니터링한다. 또 은행이나 공제조합 등 보전기관들이 직접 상조회사 선수금을 이전하도록 해 부적절한 사용 등을 막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은행에서 상조공제조합으로 보전기관이 변경되면 예치금과 담보금 차액을 상조회사가 돌려받는다”며 “이 과정에서도 선수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어 각 상조회사에 자금운용 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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