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의 힘

입력 2020-06-21 15:29   수정 2020-06-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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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시장을 설명하는 단 한 가지 단어는 ‘유동성’이다. 그리고 그 유동성의 힘은 실로 상당하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이 ‘바보’가 되는 그러한 시대에 들어섰다. 그리고 월가의 탐욕과 증권시장의 탐욕은 그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은 항상 옳지만 정말 영악하고 어린아이와 같다. 지표가 안 좋게 나와도 좋게 나와도 지금은 모두 위를 바라보고 투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버블’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정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버블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간다. 버블을 걱정하는 시기에는 버블이 터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모두가 버블에 취해 있을 때 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극히 ‘자상한’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융위기 이후 자산매입 축소를 이야기할 때마다 시장의 놀람을 경험했고 급격한 버블의 꺼짐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에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시장은 논리적 또는 이성적으로는 부담스럽지만 유동성의 힘으로 그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3월 이후부터 더블딥을 논하고 시장의 하락을 예측하던 사람들도 하나둘 손을 들고 있다. 보통 그러면 시장의 꼭지가 온다. 우선주와 품절주들이 급등하면 시장의 고점이 형성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잣대로 증시를 평가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버블을 경고해줄 오버밸류를 눌러줄 공매도도 막혀 있는 상황이기에 증시는 하방 리스크보다 상방 리스크를 보며 달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시장은 항상 옳다. 마지막으로 이것만 기억하면 좋겠다. 지금은 ‘화폐’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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