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투어는 조촐하게 출발했다. 양용은이 반년 넘게 대회가 없어 '강제 휴식'에 들어간 후배들을 위해 기획한 대회다. 미국에서 열리는 미니투어들처럼 출전 선수들의 사비를 걷어 상금을 충당하는 방식. 후배들은 기꺼이 사비를 들여 출전했다.
양용은이 발로 뛰자 예스킨이 후원사로 참여했고 그의 개인 스폰서인 라쉬반 등도 후원 대열에 합류했다. 중계방송이 결정됐고 대회장 장소도 도움을 받았다. 양용은은 직접 해설 마이크를 잡으며 남자골프를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후배인 전가람(25)은 남자투어에 힘을 보태고자 자신을 후원하는 연천군으로부터 1000만원의 상금 지원을 약속받았다. 양용은은 "후배들이 내 제안을 수락해 선뜻 나와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남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미니'투어지만 점점 정식 대회처럼 구색을 맞춰가고 있다. 1차대회 때 24명에 불과했던 출전 선수 수는 2차 대회 때 36명으로 늘었다. 이번 3차 대회에는 40명으로 필드가 더 커졌다. 1470만원으로 출발한 상금도 2차 대회에서 3060만원으로 불어났다. 3차 대회에는 3100만원이 걸려 있다. 남은 4, 5차 대회 상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존을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남자골퍼들의 분투에 주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니투어로 참여한 한 스폰서 관계자는 "미니투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선수들도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어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미니투어 후원과 관련한 문의도 매 대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1차 대회는 장동규(32), 2차 대회는 박재범(38)이 우승을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3차 대회에서 미니투어 2승에 도전한다. 오후 5시부터 스포츠 전문 채널 SPOTV 골프&헬스에서 3차대회를 생중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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