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같다"니…볼턴, 회고록에서 文 비핵화 폄훼

입력 2020-06-22 10:01   수정 2020-09-16 00:03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회고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정책 방향을 두고 "조현병 환자 같다"고 비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출간을 앞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지난해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서술했다.

볼턴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내용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접근이 "조현병 환자 같다"고 표현한 것이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언급하며 미국에 경제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이른바 '주고받기'를 요구한 셈이다. 한국과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주고받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해체라는 카드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볼턴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나름 지지하면서도 중국의 비핵화 해법인 '수평적이고 동시적'이라는 원칙 또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라고 봤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중국의 '수평적이고 동시적' 접근방식이 북한이 요구하는 '주고받기' 식 협상전략과 같은 소리로 들린다며 두 개의 서로 다른 상황을 동시에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 같은'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한 것이다.

볼턴의 회고록은 지난 주말 해적판(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불법으로 복제되어 판매·유통되는 서적)으로 인터넷에 풀렸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오는 23일 출간될 예정인 볼턴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PDF 파일이 인터넷에 무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회고록 출판사인 '사이먼 앤 슈스터'는 이날 "저작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인 해적판 유포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 책은 지난 17일 사전 예약 판매를 통해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미 법무부는 이 책이 국가기밀을 누설했고 출판에 앞선 예비 검토 과정을 마치지 않았다며 출판금지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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