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89)의 재판이 오늘(22일) 열린다.
광주지법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의 이날 공판은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 백성묵 전 203항공대 대대장, 장사복 전 전교사 참모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할 예정이다.
이날 공판 쟁점은 5·18 민주화운동 기간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한 군 지휘부의 증언 확보다. 하지만 이들의 출석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 전 사령관 등 2명은 지난 16일 기준 '수취인 불명' 또는 '폐문 부재' 등 사유로 증인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재판장 허가에 따라 이번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다.
전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 정주교 변호사는 "증인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어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출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달 1일 열린 재판에선 5·18 민주화운동의 상흔을 품고 있는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을 정밀감식, 헬기 사격 탄흔을 찾아낸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기연구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전일빌딩 10층 내부에서 발견한 탄흔 중 상당수는 헬기 사격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만들어내기) 불가능한 흔적"이라고 증언했다.
법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재판 방청 인원을 제한했다. 우선 배정석(38석)을 제외한 일반 방청석을 기존 65석에서 33석으로 줄였으며 오후 1시10분부터 신분증 소지자에게 방청권을 선착순 배부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