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각종 공시서류를 제출하고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이런 업무는 IR팀이 맡는다. 이들은 개인투자자의 질의응답은 물론, 기업 탐방을 온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응대하며 시장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 등 대형 상장사는 IR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있고, 인력도 수십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인력 한 명 한 명이 아쉬운 중소형사의 상황은 다르다. 전문적인 IR 대행사와 계약한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재무나 경영기획 부서 인력이 IR 업무를 겸업하는 경우가 많다. 한 펀드매니저는 “시장과의 소통에 힘쓰는 실력 있는 중소형사 IR 인력도 많지만, 투자 대상을 발굴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지방까지 찾아갔는데 IR 담당자의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흔하다”고 설명했다.
이랬던 중소형사들의 IR 풍경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 회사를 찾아가기보다 콘퍼런스콜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기업 탐방에 소요되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여기에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이 덜한 만큼 과거 투자자들 앞에 나서기를 꺼렸던 최고경영자나 대표이사들도 적극적으로 소통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형 상장사들은 이전부터 콘퍼런스콜 등 비대면 IR 활동을 해 왔지만 규모가 작은 상장사들에서도 이런 풍경이 일상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이하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과거 매니저 한 명이 주 3회, 팀 단위로는 1년에 300회 정도 기업 탐방을 나갔었는데, 코로나19 이후 매일 3개 이상 기업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에 비해 기업과의 소통 주기가 짧아지면서 유니버스 내 기업들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