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허페이 메이야 옵티컬(002690 CH)은 크게 두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다. 농촌에는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색깔별로 곡물을 분류할 수 있게끔 하는 곡물분별기를 판매하고 있다. 치과병원에는 엑스선을 뼈에 투영시켜 치과의사의 임플란트 수술을 돕는 엑스레이 기기(CBCT)를 판다. 곡물분별기의 매출 비중은 60%, 치과용 엑스레이는 40% 정도다. 하지만 매출총이익률(매출총이익/매출)은 치과용 엑스레이가 60% 수준으로 곡물분별기(50%) 보다 높다.
메이야의 곡물분별기 사업은 현재 안정궤도에 올라있다. 기존 쌀 색채분별기의 경우 중국 농촌에서의 판매는 교체 수요 위주라 큰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잡곡용 분별기와 차잎용 분별기 등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태국 등 쌀농사를 많이 짓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쌀 색채분별기 해외 진출을 시도 중이다. 메이야는 지난해 인도에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등 인도시장에 대한 판매활동을 적극 확하고 있다.
곡물분별기는 물체의 색깔과 모양을 카메라로 읽어들인 뒤 컴퓨터의 순간 판단에 따라 미리 설정된 기준에 맞는 쌀만 골라내는 일종의 인공지능(AI) 기기다. 노르웨이의 톰라(TOMRA)나 영국의 소텍스(Sortex) 등 선진회사들은 이런 기술을 음식료, 광물, 폐기물 분류 등 사업분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폐기물 분류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톰라의 주가는 최근 역사적 최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마침 중국에선 지난해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메이야의 색체분별기 기술이 폐기물이나 식품 등 신규 영역에 활용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치과용 엑스레이는 메이야의 주요 성장사업이다. 한국에선 바텍이라는 기업이 20여년 전 글로벌 수출을 성공해 저력을 보여줬던 분야다. 메이야는 바텍에 비하면 후발주자다. 전 세계로 수출하는 바텍과 달리 메이야는 아직 중국시장에만 판매를 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6000여개 치과병원에 엑스레이를 설치했다.
중국에선 치과의사들의 개업이 크게 늘면서 치과병원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현재 중국에 있는 11만8000여개 치과병원 중 사립병원은 약 9만8000개 수준이다. 사립병원 증가율은 연 20%에 이른다. 중국의 치과의사는 공립병원에 들어갈 경우 일반 기업 회사원과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의 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제약회사의 의사를 상대로 하는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약사에서 의사에 지급하는 마케팅비가 뚝 끊겼다. 이는 기존 의사들이 공립병원을 떠나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치과분야의 경우 임플란트나 교정 등에 대한 수요가 급장하면서 개업이 더욱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전체 치과병원 중 CBCT를 설치한 병원은 작년 기준 13%에 그치고 있다. 치과 개원의가 고수입이 보장되는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 위해선 CBCT 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만큼 CBCT의 시장잠재력이 큰 상황이다. 20여년 전 한국의 치과병원에서 엑스레이 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나 것과 비슷한 광경이 요즘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메이야의 CBCT 판매량은 매년 40~50%씩 늘고 있다. 이런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야는 이달 초 구강스캐너 기기도 출시했다. 구강스캐너는 투명교정기를 만드는데 필수적으로 쓰인다. 투명교정기는 원래 미국의 얼라인테크라는 회사가 독점하던 시장이었다. 그러다 최근 특허가 만료되면서 스위스의 스트라우만 등 다양한 업체가 뛰어들고 있다. 미국에선 전체 교정시장 중 30%를 투명교정기가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중국에서도 투명교정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구강스캐너를 설치하는 치과병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메이야는 기존 CBCT 판매로 쌓은 치과병원 네트워크와 브랜드파워를 기반으로 구강스캐너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메이야의 기업가치는 약 5조원,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48배 정도다. A주(중국 본토 상장주식) 의료기기 업체들의 PER 평균과 비교할 때 크게 비싸지 않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메이야는 부채가 전혀 없고 최대주주의 재무상태도 건전한 편이다. 중국 A주에서 보기 드물게 건실한 기업구조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한다.
JK캐피털 매니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