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조선과 해양사업부를 통합하는 등 조직을 20% 축소한다고 23일 발표했다.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해 조직 효율성과 체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첫 작업으로 해양플랜트를 담당하는 해양사업부를 다음달 1일 조선사업부와 통합한다. 심해에서 원유를 시추하는 해양플랜트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2015년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수주가 뚝 끊겼다. 현대중공업도 2015년 이후 단 한 건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수년째 일감 절벽에 시달리면서 현대중공업은 해양사업부의 대다수 실무 인력을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 이상을 유지해야 경제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해양플랜트의 부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고강도 위기 극복 조치를 그룹 내 전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전사적으로 각 조직의 필요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상반기 임원 승진 인사도 내지 않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고강도 조치는 올해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실적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최근 카타르발(發) 액화천연가스(LNG)선 대규모 수주라는 낭보가 전해졌지만 실제 계약 체결은 내년 이후에나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 들어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문책성’ 인사가 뒤따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은 하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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