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토의 63.2%는 산림이 차지하고 있다. 산림 면적은 633만5000㏊로, 국토 면적 대비 산림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핀란드(73.1%), 일본(68.5%), 스웨덴(68.4%)에 이어 4위다. 우리나라 산림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으로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였지만 1960년부터 시작한 국가 주도의 치산녹화 활동으로 울창한 숲을 되찾았다.
국민이 숲에서 받는 산림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그 가치는 22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후적, 지형·지질적, 인위적 요인으로 산사태, 산불, 병해충 등 산림재해 발생에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산림청은 올해도 ‘산림재해’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산림 국민 1인당 연간 428만원 혜택 제공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21조원으로, 국민 1인당 연간 428만원의 공익적 혜택을 받고 있다. 지난 조사인 2014년의 기준 평가액 126조원(국민 1인당 249만원)에서 95조원(약 76%) 늘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1893조원의 11.7%에 해당하며 농림어업 총생산의 6.4배(34조5000억원), 임업 총생산의 92.6배(2조4000억원), 산림청 예산(2조원)의 108배에 달한다.
공익적 가치를 부문별로 보면 온실가스흡수·저장 기능이 75조6000억원으로 총 평가액 중 가장 높은 34.2%를 차지했다. 이어 산림경관제공 기능 28조4000억원(12.8%), 토사유출방지 기능 23조5000억원(10.6%), 산림휴양 기능 18조4000억원(8.3%) 순이다. 이 밖에 산림정수 기능 13조6000억원(6.1%), 산소생산 기능 13조1000억원(5.9%), 생물다양성보전 기능 10조2000억원(4.6%), 토사붕괴방지 기능 8조1000억원(3.7%), 대기질개선 기능 5조9000억원(2.7%), 산림치유 기능 5조2000억원(2.3%), 열섬완화 기능 8000억원(0.4%) 등이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2014년 대비 입목의 부피가 증가하고, 각종 대체비용 상승 등으로 대부분 늘어났으나 산소생산 기능, 대기질 개선 및 열섬완화 기능 등의 평가액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산소생산 기능 평가액 감소의 원인은 임령(나무 나이) 증가로 순입목생장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기질개선 기능 평가액 감소는 대기 내 오염물질 농도가 낮아지면서 임목의 오염물질 흡수량이 동시에 감소한 현상이 반영됐다.
국민 피해 최소화 앞장
산림청은 산불, 산사태, 병해충 등 산림재해 대응을 위한 협업체계를 강화해 국민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이 지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운영한 2020년 봄철 산불조심 기간에 전체 2926건의 산불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423건이 산불로 진행됐고 792건은 산림인접지에서 진화됐다. 산불 발생은 지난해 같은 기간 428건보다 1% 줄었고 산불 피해는 지난해 3095㏊에서 올해 2786㏊로 10% 이상 감소했다.
산림청은 여름철 불청객인 산사태 예방과 대응을 위해서도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산림청은 오는 10월 15일까지 여름철 자연 재난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의 산사태 예방·대응 활동을 총괄하는 산사태예방지원본부를 가동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울주, 안동, 고성 산불 피해지에 산림 피해지 1차 현장 조사 및 2차 합동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사태, 토양 유실 등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신속한 대처 및 응급복구를 추진 중이다. 긴급조치는 강릉 2개소, 고성 11개소, 속초 2개소에 사면안정화 등 실시했다. 응급복구로는 산지사방 24㏊, 사방댐 3개소, 계류보전 1㎞ 공사를 마쳤다. 국립수목원, 자연휴양림관리소 등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물과 산사태취약지역 등 주요 위험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관리도 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도 우리 산림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산림청은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전국 124개 시·군·구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41만 그루를 전량 제거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는 2013년 제주도, 경남·북을 중심으로 피해 고사목이 218만 그루까지 확산됐지만 범정부적 노력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고사목 전수 검경과 이력 관리 등 예찰을 철저히 하고, 우려목 사전 제거와 예방나무 주사를 확대하는 등 예찰과 예방에 주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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