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심의, 수사자문단, 배심원단…헷갈리시죠?

입력 2020-06-24 15:50   수정 2020-06-24 15:58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전문수사자문단’ ‘전문심리위원’….

오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앞두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가 소집을 신청한 전문수사자문단 등 최근 낯선 용어들이 나오고 있다. 모두 검찰 혹은 법원 밖의 시민이나 전문가들이 수사나 판결 과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들이다. 비슷해보이지만 목적과 기능, 규모나 진행절차가 각기 다르다. 주요 차이점을 짧은 문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규모와 멤버 구성은 어떻게 다른가?
A.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청해 26일 열리는 검찰수사심의위는 15명 규모다. 150~250명 가량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풀에서 추첨으로 뽑힌 15명의 현안소위심의위원들이 판단을 내린다.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뿐 아니라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반면 수사자문단은 모두 법조인들로만 구성된다. 수사 역량을 갖춘 형사사법제도 전문가 7~13명 규모다.

Q. 일반인이 참여하는 경우는 없나?
A. 검찰수사심의위를 열기 위해선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 시민위원회'의 부의심의위가 먼저 꾸려져야 한다. 부의심의위가 바로 일반인이 참여하는 절차라고 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요청대로 수사심위위가 열리는 것도 참여한 시민들이 '대검찰청에서 수사심의위를 여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학생, 주부,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됐다. 본인이 속한 지역의 관할지방검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1년에 한 번씩, 연초마다 모집한다. 반면 수사자문단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법률 전문가들만이 참여한다.

Q. 수사심의위와 수사자문단 모두 어떻게 진행되는가?
A. 두 제도가 모두 비공개 절차다. 일반 시민들이 소집 전 단계에 참여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는 달리, 전문수사자문단은 위원 위촉과 안건 선정 모두 검찰총장의 권한으로 진행한다. 외부에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내용은 없다. 소집 역시 주로 검찰 수사팀이나 대검 소관 부서, 인권수사자문관 등 검찰 내부에서만 건의해왔다. 현직 검사를 언급하며 강압성 취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채널A의 기자가 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했고 검찰이 받아들인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Q. 수사심의위 및 수사자문단은 뭘 결정하나? 검찰이 따라야하나?
A. 검찰수사심의위에서는 검찰 수사와 기소 여부 등이 적합한지를 판단한다. 수사자문단은 검사가 아닌 법률 전문가들이 검찰내 수사팀의 수사 절차 전반에 대해 자문하는 제도다. 기소 여부에 대한 권고도 내릴 수 있다. 수사심의위와 수사자문단이 내리는 결정 모두 법적인 강제력은 없다.

Q. 법원엔 유사 제도가 없나?
A. 법원엔 '전문심리위원' 제도가 있다. 검찰이 '깜깜이' 비공개로 수사심의위와 수사자문단을 운영한다면, 전문심리위원 제도는 일반 대중에게 보다 공개된 형태다. 2007년 도입된 이후 주로 민사 재판에서 활용되고 있다.

Q. 전문심리위원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나?
A. 전문 분야와 관련된 사건을 심리할 때,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불러 소송 절차에 참여하게 한다. 정확한 지식 없이는 판단하기 힘든 10개의 전문 분야가 대상이다. 건축, 의료, 지적재산권, 과학기술, 환경 등이다. 사건 당사자가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신청하거나, 판사 직권으로 위원을 모을 수 있다. 재판 과정에서 서면으로 의견을 내고, 재판기일에 출석해 해당 분야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진술한다.

Q. 형사 재판에는 외부인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없나?
A. 있다.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국민참여재판'이 대표적이다.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재판 제도다. 주로 사형, 무기징역,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 등의 형량이 나오는 중범죄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Q. 어떻게 하면 나도 배심원단이 될 수 있나?
A. 신청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법원장이 관할 구역 내 만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무작위로 뽑기 때문이다. 배심원 구성 수는 재판의 경우에 따라 다르다. 사형·무기징역 사건은 9인, 그 외 사건은 경중에 따라 5인 또는 7인으로 구성한다. 또 모든 사건에 배심원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 민사사건이나, 피고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배심원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Q. 국민참여재판의 결과는 판사가 꼭 받아들여야하나?
A. 아니다. 권고 사항일 뿐, 배심원들이 토의해 내린 결과에 대해 강제성은 없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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