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2년 만에 새 AI 스피커
LG유플러스는 다음달 초 탁상시계 형태의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플러스)’를 출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 기반의 AI 스피커다. 음악 재생은 물론 적외선(IR) 리모컨으로 구동되는 TV,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제품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화면에 시간과 함께 날씨, 미세먼지 정보를 보여줘 실생활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의 초고속인터넷(스마트 인터넷 상품 3종) 가입자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사물인터넷(IoT) 패키지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지급한다. 염상필 LG유플러스 홈IoT상품담당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담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AI 스피커에 다양한 기능을 융합해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협력해 2017년 12월 첫 AI 스피커 ‘프렌즈+’를 출시했다. 이듬해 4월 ‘프렌즈+ 미니언즈’, 9월 ‘프렌즈+ 미니’ 등을 잇따라 선보였지만 한동안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클로바 클락+는 프렌즈+ 미니 이후 첫 제품이다.
카카오는 하반기에 ‘헥사 미니’라는 이름의 AI 스피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 첫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내놓은 이후 처음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AI가 한창 이슈였던 2017년만 해도 회사 내부에서 AI 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지만 지금은 많이 식은 상태”라고 전했다.
“아직 비즈니스 모델 못 찾아”
음성을 이용하는 AI 스피커는 한때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플랫폼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AI 스피커가 출시된 지 4년 가까이 흘렀지만 최근에는 AI 스피커를 이용한 신규 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판매자와 소비자 양쪽 모두에게 ‘계륵’ 같은 존재가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소비자로선 유용한 기능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말을 잘 듣지도 못하고 실생활에서 쓸 만한 기능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AI 스피커와 재미로 얘기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결국 남는 건 음악 듣기 기능 정도”라며 “그마저도 스마트폰을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해 조작하는 게 편해 AI 스피커는 서랍 속에 넣어놨다”고 말했다.
판매자는 스피커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아직 찾지 못했다. 사업을 이어가려면 매출을 올릴 수단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부가 서비스’ 이상의 역할은 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스타트업 같은 외부 업체들이 AI 스피커를 이용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을 공개하고 있지만 참여도가 떨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 보니 외부 업체가 참여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감소와 서비스 위축이 반복되는 ‘악순환’인 셈이다.
이 때문에 AI 스피커보다는 다른 서비스의 부가 기능으로 AI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에 AI 플랫폼 ‘누구’를 접목해 길찾기 기능에 특화시켰고, KT는 인터넷TV(IPTV) 셋톱박스와 AI 스피커를 결합해 활용도를 높였다.
데이터를 쌓기 위해 업체 간 동맹을 맺는 사례도 늘고 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지분 교환을 통해 AI 분야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LG유플러스, LG전자 등과 함께 산학연을 아우르는 ‘AI 원팀’을 만들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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