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스팩 도입 10년 성과 분석 및 평가’를 보면 2009년 12월 스팩 도입 이후 올 5월까지 183개 스팩이 신규 상장됐다.
스팩은 우량 장외기업 등 비상장사의 합법적 우회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증권회사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설립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상장 이후 3년간 합병 대상 비상장사를 물색한 뒤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우회 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코스닥시장에서 스팩은 2010~2019년 1조9278억원을 모집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주식공모액(25조1209억원)의 7.7% 수준이다. 2014년 이후엔 주식 발행 건수의 20.4%를 스팩이 차지했다.
상장 후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모두 85개사다. 9개사는 합병을 진행 중이다. 2017년 6월 이후 상장해 아직 합병기한이 남은 스팩을 제외하면 상장 이후 합병 성공률은 약 64.3%다. 43개사는 합병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상장폐지됐다. 스팩이 상장폐지되면 투자자는 공모자금과 기간에 따른 이자를 돌려받는다.
스팩 합병 후 주가는 대체로 상승했다. 합병에 성공한 85개사는 상장승인일부터 3개월 뒤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45.6% 올랐다. 합병법인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합병 이후 42개사가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14개사는 손실을 냈다. 김진국 금감원 공시심사실장은 “합병 성공으로 공모자금이 유입되면서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이 늘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스팩 운용실적이 많은 증권사 담당자 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5%가 ‘스팩이 비상장 유망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 수단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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