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올림푸스, 24년만에 '디지털 카메라' 사업 접었다

입력 2020-06-25 07:59   수정 2020-06-25 08:01


일본 광학기기·전자기기 업체 올림푸스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전격 매각한다. 대신 내시경 카메라 등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의료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다.

지난 24일 올림푸스는 공시를 통해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하는 영상사업부를 분사하고, 기업 구조조정 전문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에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9월말까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올림푸스는 84년 전인 1936년 현미경 기술을 바탕으로 사진용 렌즈를 출시하며 글로벌 카메라 사업의 강자로 떠올랐다. 1996년엔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시스템으로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를 선보이며 디지털 카메라 붐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미러리스 카메라와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주력으로 하는 올림푸스 영상사업부는 적자 수렁에 빠졌다. 최근까지 3년에 걸친 구조조정도 무용지물이었다. 2올 3월기(2019년 4월~2020년 3월) 영상사업부의 매출은 약 4920억원(436억엔)으로 전체 비중의 5% 수준에 그쳤다.

올림푸스는 "스마트폰의 발전 등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위축됐다"며 "영상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디지털 카메라의 전 세계 출하 대수는 지난해 기준 약 1521만대로, 정점을 찍었던 2010년(1억2000만대)에 비해 거의 10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향후 올림푸스는 영업 이익의 90% 이상을 내고 있는 의료내시경, 복강경, 수술 장비 등의 진단·치료 솔루션과 현미경, 산업 내시경 등 이미징·계측·측정 솔루션 등 의료사업에 집중한다. 올림푸스의 내시경 카메라는 전 세계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는 등 의료용 광학기기와 현미경 분야에선 세계 최대 기업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앞서 올림푸스한국은 지난달 한국 내 카메라 사업을 종료하고 의료사업과 사이언스 솔루션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서초동 본사의 직영점과 공식 온라인 쇼핑몰도 오는 30일 폐점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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