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은 법무부가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휩싸인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인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법무연수원으로 발령한 데 대해 "윤미향씨는 사실관계 확정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자고 강변했던 자들이, 한 검사에 대해서는 녹취록에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일선에서 내쫓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5일 SNS 글을 통해 "추미애 장관 이름이 언급되는 녹취록이 나오면 장관직 내려놓을 건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쫓겨나는 지금이 과연 현실인지 공포감을 느낀다"면서 "막장현실은 훗날 반드시 직권남용죄로 단죄받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검사를 26일자로 법무연수원으로 인사조치한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직접감찰에 착수했다. 한 검사장은 채널A와 제보자X, 이철(55·투자사기 혐의 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와 여권 인사 비리 취재 사안으로 불거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다.
법무부는 한 검사장의 법무연수원 발령과 직접감찰 착수 과정에서 윤 총장과 사전 논의를 하지 않았으며, 최종 결정 이후 윤 총장에게 결과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동훈 검사장 "수긍하기 어렵지만 무고함 확인될 것"
한 검사장은 이날 법무부가 감찰 착수 계획을 밝힌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저의 무고함이 곧 확인될 것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감찰 착수와 함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그는 이에 대해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조치이나, 어느 곳에서든 공직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추 장관은 부임후인 지난 1월 검사장급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대검 간부들을 대거 교체했다.
◆ 뿔뿔이 흩어진 `윤석열 사단`, 현실이 된 `秋풍낙엽`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이원석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전보조치돼 일각에서는 '유배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한 검찰 관계자는 "대검 부장들을 모두 고검차장으로 보내고 박찬호 부장만 제주지검장이 됐다"면서 "고검 차장은 처음 검사장되는 기수들이 가는 자리다. 조국 수사한 한동훈 반부패부장은 옷 벗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을 압박하기 위해 현역 의원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고 검찰인사로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정권은 내 정치 25년 동안 처음 본 옹졸한 대통령이다"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식에서 박근혜 정권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다 좌천을 겪었던 윤 총장에게 "그런(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은)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보도내용을 SNS에 공유하며 "추미애 장관 파이팅"이라고 짧은 응원글을 남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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