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의 5세대(5G) 이동통신 단독모드(SA) 서비스 상용화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통신사 내부에선 연내 서비스 도입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5G 가입자가 좀처럼 늘지 않는 데다 경기침체까지 맞닥뜨려 SA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5G 전국망 구축도 지체되면서 비싼 요금을 내고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G SA 서비스 개발 완료했지만
KT는 25일 경기 파주사업단지에서 5G SA 네트워크를 검증했다고 발표했다. 상용화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확보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국내 5G 서비스는 4세대 이동통신(LTE)과 5G망을 연동한 비단독모드(NSA)로 운영되고 있다. 가입자 인증과 기지국 정보 등 접속에 필요한 정보는 LTE망을 쓰고, 데이터 전송은 5G망을 이용한다. 5G SA는 데이터와 접속 모두 5G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5G 서비스는 LTE와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 지연시간이 생기지만 SA가 상용화되면 지연시간이 현재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A는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 ‘진짜 5G’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6일 5G SA 기반 음성통화 서비스 방식을 상용망에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온전히 5G망을 이용해 음성통화를 하는 보이스오버5G(Vo5G) 기술을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통신사들이 “상용망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것은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작년 4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 3사가 잇따라 상용망 테스트 성공 자료를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은 분위기가 다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내부에서 SA 상용화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라며 “외부에 ‘여전히 SA 상용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한 것에 가깝다”고 전했다.
“연내 상용화 쉽지 않아”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상반기에 5G SA 서비스 상용화는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5G 서비스가 처음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커버리지(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가 더딘 상황이다.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현장에서 망 구축이 힘들어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5G 서비스 가입자는 633만9917명이다. 2011년 상용화한 LTE 서비스가 같은 기간(13개월)에 866만2691명을 모은 것과 비교하면 느린 속도다. LTE 도입 때는 동영상 스트리밍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가 나오면서 3G보다 더 비싼 요금을 내고 갈아탈 유인이 있었지만 5G에선 아직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다.
가입자가 늘지 않다 보니 커버리지 확대도 부진하다. 상용화된 지 1년2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이 많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SA 상용화와 커버리지 확대 모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술 개발은 모두 완료했지만 가입자 유치를 위해선 커버리지 확대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내 구축을 시작할 계획이던 28㎓ 주파수 대역 장비 도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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