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4월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 후 전국 각 주에 평소 생산량 대비 우유를 10~15% 감산하도록 요청했다. 각 주는 이에 따라 농가들에 착유 횟수를 하루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이거나 우유를 말려 가루로 만든 뒤 장기 보관하도록 권고했다. 이로 인한 손실은 낙농가와 주 정부, 우유 가공업체가 분담하고 있다.
우유를 버리는 극단적 해결책도 쓰고 있다. 위스콘신주에서 젖소 24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낙농업체 골든E유업은 주 정부 요청에 따라 4월 한 달간 하루평균 2만5000갤런(약 9만4000L)의 우유를 하수구에 흘려보냈다. 크리스 엘베 대표는 회사 페이스북을 통해 “우유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식당과 급식업체가 코로나19로 문을 닫았고 회사 가공공장에는 적재할 공간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부패하기 쉬운 제품 특성상 생우유를 바로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골든E는 주 정부에 협조하는 대신 한시적이나마 조합과 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다. 미국 낙농조합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미 전역에서 버려지는 우유가 하루평균 370만 갤런(약 1400만L)에 달한다.
낙농 대국인 호주는 코로나19 사태에 앞서 선제적 구조조정을 한 케이스다. 호주 정부는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농장 수를 줄이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1만2000개에 달했던 농장 수는 지난해 5000여 개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연간 100억L였던 우유 생산량은 70억L까지 줄었다. 이런 노력으로 우유 가격도 안정됐다.
일본은 생산량 쿼터제로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다. 정부 통계를 기초로 일본낙농유업협회(JMILK)가 한 해 소비량을 예측해 연초에 발표한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생산자와 우유 업체가 모두 참여한 수급위원회가 꾸려져 생산량을 최종 결정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JMILK의 예측 전망은 대체로 2% 정도 오차가 발생하지만 방향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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