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집단감염 속속 나오는데…교계, 대규모 행사 예고

입력 2020-06-28 10:54   수정 2020-06-28 11:04


교회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교계 대규모 행사가 예정돼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교계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강원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제57회 전국 목사 장로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전국 목사 장로기도회는 예장 합동이 한 해에 한 번 여는 교단 최대 행사로 수천여명이 참여해오던 행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번 행사에는 1000명 이하의 인원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도 다음달 8~10일 경주에서 ‘전국 장로 수련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경기도 안양시 주영광교회의 집단감염으로 수도권에 산발적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왕성교회 누적 확진자는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22명, 주영광교회는 11명이다. 방역당국은 왕성교회 신도 18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 확진자가 대거 나올 가능성도 있다.

국내 주요 교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에서는 구로 만민중앙교회 41명, 동대문 동안교회·PC방 28명, 수도권 개척교회모임 37명 등이 발생했다. 경기에서는 성남 은혜의강교회 67명, 부천생명수교회 50명, 군포안양목회자모임 22명 등 확진자들이 나왔다.

감염 우려로 일부 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27일 관악구에 따르면 교인 100인 이상 지역내 대형교회 110여개는 현장예배로 진행 예정이었던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관악구는 교회 예배가 진행되는 주일에는 전 직원이 소규모 교회를 포함한 지역내 모든 교회를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여부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부실한 종교 소모임 등을 통해 감염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회 모임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식사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침방울이 튀면서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우려가 큰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6일 “종교시설의 경우 밀집해 대화나 찬송, 식사를 함께하는 행위나 침방울로 인해 전파가 우려되는 수련회, 소모임 등은 취소 또는 연기하고 비대면으로 전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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