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열연강판 가격은 t당 3775위안(약 64만원)으로 최근 두 달 새 11.5% 올랐다. 중국 내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4월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중국 바오산강철은 열연뿐 아니라 선박용 후판 가격도 올렸다.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가격 인상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하자 일본 1위 전기로 업체인 도쿄제철은 최근 2년6개월 만에 전 제품 출하가격을 3.5~7.3% 올렸다. 일본의 가격 인상은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봉형강 업체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의 US스틸도 철강값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도미노 가격 인상에 나선 배경은 원재료값 상승이다. 철광석 가격은 이달 초 9개월 만에 t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두 달 새 26.8%나 올랐다. 주요 산지인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로 중국 철강사들이 생산량을 급격히 늘린 것도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중국의 5월 조강생산량은 9227만t으로 사상 처음으로 9000만t을 넘어섰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도 원재료값 상승을 반영해 3분기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조선업계를 배려해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조선용 후판 사업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철강업체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작년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올 2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대로, 2015년 4분기 이후 4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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