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들' 희대의 친일파 배정자, 김혜윤 "공부하며 화가 나"

입력 2020-06-29 08:42   수정 2020-06-29 08:44

선녀들 (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 김혜윤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사이판 속 우리의 역사를 전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 44회에서는 세계사 속 한국사를 배우는 특급 배움여행 ‘사이판 탐사 2탄’이 그려졌다. 설민석-전현무-김종민-유병재-김혜윤은 태평양의 파라다이스 사이판에 남은 제2차 세계대전의 끔찍한 민낯과 전쟁의 희생양이 된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이날 ‘선녀들’이 처음 마주한 것은 조선인 강제동원을 주도한 ‘설탕왕’ 마쓰에 하루지의 동상이었다. 일본은 중요한 에너지원이자 군수물자였던 설탕을 얻기 위해, 사이판에서 사탕수수농장을 운영했다고. 김혜윤은 “(강제동원으로) 사이판에 온 한인들이 고된 노동에 몸이 성한 날이 없었고, 약을 사기 위해 아픈 몸으로 일을 나가야 했다더라”며 마음 아파했다.

당시 사이판에서 유행했던 노래 가사는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며 노동을 해야 했던 한인들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김종민은 “’1등 국민이 일본인, 2등이 오키나와인, 3등이 돼지, 차모로인(사이판 원주민), 4등이 조선인’이라고 노래를 불렀다더라”고 말해, 모두를 분노하게 했다.

다음으로 ‘선녀들’이 찾은 곳은 미군에 쫓겨 퇴각한 일본군들이 머물렀던 ‘최후 사령부’였다. 이 때 일왕은 ‘군인, 민간인 할 것 없이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 명령을 내렸다고. 그 중엔 강제 징용으로 끌려온 한인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떠밀려 많은 사람들이 절벽 아래로 투신했고, ‘선녀들’은 ‘자살 절벽’이라 불리는 절벽을 바라보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사이판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다른 역사가 있었다. 사이판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동원된 일본군 위안부의 흔적들이 남아있다고. 김혜윤은 일본군 위안소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지도를 소개했다. 여러 증언들로 있지만,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상황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리고 이를 앞장서 주도한 친일파 배정자의 이야기는 모두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였던 배정자는 한인 여성 100여 명을 일본군 위안부를 강요했고, 그 대가로 금품을 챙겼다고.

김혜윤은 “부끄럽지만 처음 듣는 이름이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인 것 같다. 공부하면서 화가 나더라. (친일을) 앞장서서 했던 사람인데, 왜 우리는 이 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지”라고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유병재는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되니, ‘배정자=배신자’ 이렇게 외우자”고 말했다.

이날 김혜윤은 사이판에 남아있는 우리의 비극적 역사를 보고 배우며 가슴 아파하는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또 미리 공부해오고 외워온 역사적 사실과 정보들을 똑 부러지게 설명하는가 하면, 몰랐던 역사를 배우는 과정에서 느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역사를 대하는 진정성 있는 김혜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방송 말미 ‘선녀들’은 사이판 옆에 위치한 티니안 섬으로 이동해 역사 탐사를 계속했다. 티니안은 일본 제국주의의 끝을 알린 원폭투하 폭격기 B-29의 출발지. 티니안 탐사에서 눈물을 흘리는 김혜윤의 모습이 예고되며, 과연 티니안에서 어떤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를 마주했는지 관심을 집중시켰다.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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