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식 검열' 트위터 싫어"…'팔러'로 몰려드는 트럼프 지지자들

입력 2020-06-29 10:51   수정 2020-07-29 00:32



최근 미국에서 소셜미디어 앱(응용프로그램) 팔러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위터를 대체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찾고 있어서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팔러 이용자는 일주일만에 약 50만명 증가했다. 지난주 중엔 미국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뉴스 부문 앱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트위터와 레딧 등 기존 유명 SNS를 제쳤다.

공화당계 유력 정치인들의 가입도 최근 늘었다. 짐 조르단 하원의원,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등이 지난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달 초 팔러에 가입했다.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데빈 누네스 하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대외정책을 강력히 지지하는 랜드 폴 상원의원 등은 이전부터 팔러에서 활동하고 있다.

팔러 가입자가 확 늘어난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와 신경전을 벌이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위터를 대신할 앱을 찾고 있어서다.

최근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윗에 경고 딱지를 붙이거나 첫 화면 숨김 처리를 하는 등 각종 제재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거짓 정보나 폭력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트위터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엔 트위터가 자신의 계정을 차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더 페더럴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 계정이 미 대선을 앞둔 가을께 트위터에서 차단당할 수도 있다며 "백악관 참모들도 이같이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요즘 몇몇이 내개 SNS '팔러'를 시작하라고 하더라"며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러는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트위터와는 달리 정치인 등의 발언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존 맛츠 팔러 최고경영자(CEO)는 "대통령의 트윗을 왜 검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가 하는 말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투표를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하면 될 일"이라고 CNBC에 설명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팔러에 모여든 것도 이 때문이다. 누네스 의원은 지난 2월 트위터에 "거대 기술기업의 '좌파식 검열'에 지쳤다면 팔러에 합류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가입이 급증하자 팔러는 2만달러를 내걸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구독자 수가 많은 '진보주의' 유명 인사들을 영입하려 하고 있다. 플랫폼 정치색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우려에서다.

마츠 CEO는 "현재 이용자 다수는 '친트럼프' 성향이고, 개인적으로는 이에 대해 별다른 의견이 없다"며 "다만 플랫폼이 보수성향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토론의 장이 되길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트윗으로 인한 물의도 여럿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전 8시께엔 한 백인 남성이 백인 우월주의 구호인 '화이트 파워'라고 두 차례 외치는 음성이 담긴 동영상을 리트윗했다가 약 세시간만에 삭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구호를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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